독서리뷰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명랑bb 2024. 12. 18. 12:55

 

뇌는 여러 시스템 결합에 의해서 작동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뇌가 어떤 메카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뇌는 무한개의 나를 숨기고 있다.

 

오늘 했던 행동이 정말 내가 한 게 맞을까? 일상적인 행동부터 가끔은 '이걸 내가?' 라고 생각하는 행동까지 이 모든 것들 중심에는 '무의식'이 있다. 

 

저자 이글먼은 뇌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 보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무의식이 담당하고 있음을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마음대로 행동하지만, 마음이 작동하는 과정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뇌과학' 지식으로 보면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어떤면에서 '있는 그대로'를 경험하는게 아니라, 뇌의 활동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경험하며 살아갈 뿐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신에 대해 의식을 하며 살아갈까? 기억에는 두 가지로 분류하여 우리가 의식하는 기억을 외현기억이라고 하고 우리가 의식할 수 없는 기억을 암묵기억이라고 나누어 부른다. 암묵 기억은 처음에 낯선 것에 대해서는 의식 적으로 외현기억에 저장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 숙달이 되고 익숙해지면 암묵기억으로 이동하여 무의식적으로 작동한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하는데 이러한 무의식적 기억이 작동하여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뇌의 작동방식은 이러하다. 뇌의 활동은 '정신의 민주주의'로, 우리 뇌에는 여러개의 파벌들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한 나라의 정부가 겉보기에는 하나라는 전체처럼 움직이지만 그 안에는 여러 파벌이 존재하여 경쟁적인 구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뇌도 얼핏보면 하나의 결과물을 내 놓는거 같지만 사실 여러 시스템들이 경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고민이란

이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통로 끝에 당근과 채찍을 함께 두었을 경우, 쥐는 당근으로 가려는 의지로 앞으로 이동을 하고 채찍이라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시스템은 뒤로 물러서게 만들어 냄으로써 두 힘이 평형을 이루게 되면 쥐는 그 지점에서 제자리에 멈추어 서게 된다. '고민'이란 말하자면 두 자아가 경쟁하며 평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는 거다.

 

우리는 '내가 의식하는 나의 모습이 진짜 나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대부분이 사실은 내가 전혀 의식할 수 없는 시스템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면 '나는 과연 누구'라고 말해야 할까? 

심지어 나의 의식적인 생각마저 사실은 여러 경쟁하는 나의 시스템들 사이의 충돌과 협상 과정을 통해 생겨나는 산출물이라면?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든다. 

 

정신의 민주주의 구조에서는 자신을 뜻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항상 이성적으로 답을 찾고자 한다. 내 삶을 질서 있게 이유와 근거를 대서 설명하고 싶어한다는 거다. 

 

뇌의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의식적인 부분은 우리가 거시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것에 참여를 하고 나머지는 무의식 시스템에 의해서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때 그걸 알아차리고 수정 방안을 탐색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면 강력하게 의식이 개입을 하지만 이것이 무의식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면 더 이상 의식이 거기에 개입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때로 우리는 스스로가 의식적 존재라는 점을 과대평가한다.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된 나의 모습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평소 의식하지 못했던 내 숨겨진 욕망을 발견하면 몹시 당황스러워하며 부정하고 싶어한다. 이것은 어쩌면 나 스스로의 진실된 모습을 마주하려는 태도가 아닌거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려는 태도는 더더욱 아닌거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인생의 많은 일들을 자동화시켜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작정 무의식에 움직이도록 내버려 둔다면 내 안의 괴물같은 모습에 잡아먹힐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의식적, 무의식적 시스템이 내 몸안에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 사이에서 지나친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는 거다. 

 

동물과 인간의 다른 점은 뇌의 각 시스템을 훈련을 통하여 상당히 많이 발전시킬 수 있다는 거다. 우리는 타고난 뇌를 갖고 살다가 죽는 동물이 아니라 환경과 습관을 통해 뇌를 유연하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