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보다 빈곤율이 늘어났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표상의 빈곤율은 높아졌지만 실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낮아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부탄 경제가 전체적으로 성장하면서 파로, 팀푸와 같은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 간 발전의 불균형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빈곤율 측정 기준이 높아져서 생긴 문제입니다. 젬강과 같은 농촌 지역은 특별히 5년 동안 발전한 것이 많지 않아 기준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빈곤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5년 동안 빈곤율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할 수는 있지만, 낮추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파로나 팀푸의 성장률이 여기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희 활동의 핵심은 단순히 빈곤율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첫째,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집이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고, 월 소득이 1,000눌트럼이었던 사람이 1,500눌트럼까지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공무원이니까 빈곤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주민들에게는 실제 자신의 삶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JTS는 하위 20%의 삶을 우선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빈곤율 자체를 줄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는 확실히 낼 수 있습니다. 집이 없는 사람에게 집을 제공하고, 생활환경이 열악한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개선할 거니까요. 그렇게 되면 그들의 경제력이 부탄의 평균 경제 수준에 못 미치더라도 실질적인 빈부 격차는 줄어들게 됩니다.
둘째, 그들의 경제적 상황이 어렵더라도 삶이 개선되면서 얼마나 행복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평가를 하는 기준이 경제적 소득이 아니라 행복지수입니다. 세상에 더 가난한 나라도 많지만 부탄에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 행복지수 때문입니다. 젬강이 빈곤율이 가장 높다고 해서 일부러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빈곤율이 40%를 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빈곤율이 더 상승하면 지역정부가 뭔가 잘못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불리한 것을 뒤집으면 가장 유리해집니다. 산에 오르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되돌아가야 한다면, 맨 마지막에 있던 사람이 가장 유리해집니다. 현재는 개발되지 않은 지역을 미개발이라고 부르고, 마치 뒤처진 것 같은 인식이 있었습니다. 요즘 같은 세계적인 기후 환경 위기 시대에서는 거꾸로 미개발 지역이 제일 유리해집니다. 환경이 잘 보존된 젬강, 또는 부탄이 오히려 유리해지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자꾸 선진국을 따라가려고 하면 늘 뒤에서 허덕여야 합니다. 개발하려는 입장에서 ‘지금 세상이 잘못됐다, 뒤로 돌아가자’ 하는 입장으로 관점을 바꾸면 젬강이 제일 앞장서게 됩니다. 그 길이 무엇인지 우리가 연구해야 합니다. 그런 식의 사고를 처음으로 한 것이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 GNH) 개념입니다. 그런데 그 개념은 혁신적이었지만 그 이후에 업그레이드가 안 되고 없어져 버리다시피 한 것 같아요. 우리가 같이 노력해서 국민총행복지수를 발전시켜 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2024.04.28 법륜스님의 '하루' 중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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