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급(不及)이란 말은 힘은 있지만 아직 그 시기가 상조하여 역량을 발휘할 수 없거나 혹은 어떠한 외적인 것에 가로 막혀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때, 불급과 부족의 개념을 비교하면 부족은 근본적으로 힘이 충족되어 있지 못한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목(木)의 불급 위화(委맡길 위, 和 화할 화)
위화(委和)란 어떠한 세력의 억압과 가로 막음으로 인하여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어서 바로 서지 못하고 몸을 굽혀 복종하는 것으로 '나를 남에게 맡김'을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목이 생하려고 해도 생하여 낼 수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나 목의 불급(不及)은 목기(木氣) 자체의 허물이 아니고 오히려 토기(土氣)의 화(化) 작용이 불급함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木氣가 위화(委和)되면 生하는 모든 만물은 위굴(委屈나를 남에게 맡기어 굽어지다)함을 면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화(火)의 불급 복명(伏엎드릴 복, 明밝을 명)
복(伏)의 뜻은 '잠복하다', '엎드리다'의 의미이니 없는 것이 아니라 화(火)의 기운이 쇠(衰)하여 화기가 나타나지 못하는 현상을 복명(伏明)이라고 합니다. 연로(年老)하게 되면 양기(陽氣)가 깊은 곳에 잠복하여 발생 기운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노안(老眼)이 되는 것입니다.
자연현상에서는 이렇게 화기가 잠복하게 되어 복명(伏明)이 되면 그 해에는 흉년이 들고 질병은 한냉성 질병이 유행하게 됩니다.
토(土)의 불급 비감(卑낮을 비, 監살필 감)
만일에 토기(土氣)가 불급하면 음양의 기운을 잘 조절하지 못하므로 모순과 대립의 투쟁 때문에 세상은 어지러움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생명의 양기가 발동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이것이 토불급의 현상이 된다. 토(土)는 화(火)를 머금어 적당한 정도까지 팽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감지토(卑監之土)가 된다고 함은 도리어 위축되어 버렸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그러니 화(火)의 불급은 토(土)의 불급으로 이어져 성숙으로 化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토(土)가 비감이 되면 토의 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수토수장(水土收藏)의 과정으로만 가려고 하니 세상은 '실(實 열매)'를 잃고 '허(虛, 비다)'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금(金)의 불급 종혁(從쫓을 종, 革가죽 혁)
금(金)은 수렴의 시기로 넘어간 것으로 기본적으로 지난 시절의 양기(陽氣), 즉 목(木)과, 화(火)를 포장하여야 할 의무와 본능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양기(陽氣)는 금기(金氣)와 심한 대립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토(土)의 중재를 기다려 자기의 소임을 수행하는 자인 것입니다.
그러니 토(土)가 중화의 조화력을 잃게 되면 金은 火를 포장할 수가 없어서 제대로 된 금(金)을 만들 류어 낼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을 일러 종혁(從革)이라고 합니다. 혁(革)은 '가죽'을 의미하는데 이는 생명체에서 이미 이탈되어 인공이 가해진 것을 혁(革)이라 합니다.
이러한 모습을 자연에서 관찰해 보면 가을에는 동물이 털을 갈고, 수목은 낙엽이 지게 되는 것은 천체 자체에서 종혁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수(水)의 불급 학류(학, 流흐를 류)
세상에 있는 모든 만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원천을 수기(水氣)가 되며, 또한 생명의 모체이며 정신의 중심지가 됩니다. 따라서 만물의 생성에서 수기가 고갈되면 물의 율동하는 변화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수기불급을 학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수원(水原)이 폐색(閉塞-닫고 막은것)되었기 때문인데 마치 마른 것처럼 보이는 것 뿐입니다.
<참고자료 : 우주 변화의 원리, 한동석, 대원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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