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의 개요
우수는 1년을 24개로 구분한 24절기 가운데 두 번째 절기로, 입춘(立春)과 경칩(驚蟄) 사이에 들며 양력 2월 19일 또는 20일경이 됩니다.우수는 얼음이 녹는 시절입니다. 바로 해빙의 시간을 이야기 합니다. 봄이 펼쳐지기 전에 동토(凍土), 즉 언 땅이 먼저 녹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수는 말 그대로 풀이하면 '비'와 '물'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 비와 물이 얼음을 녹이는 봄비인 동시에 지열이 상승해 얼음이 녹은 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수의 마지막 5일은 초목맹동(草木萌動)이라하여, 초목이 땅속 깊숙한 곳에서 뿌리로 물을 빨아들이는 시기입니다. 이때 흡수한 물은 한 해 동안 초목을 지탱하게 하는 근원이 됩니다. 양(陽)의 기세가 지표면까지 도착하였지만, 아직은 추운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두르기 보다는 진득하게 기다리며 공을 들여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수에 만물이 녹는다는 것은 내 몸 어딘가에서도 얼음이 녹아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뜻합니다. 닫힌 마음은 어떤 얼음보다 단단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봄이 와도 한겨울과 다름없습니다. 내 마음의 얼음을 녹이는 것은 우수가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그저 가만히 있다가는 냉동인간 상태로 있는 꼴을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얼어붙어 있던 대지도 풀리는데, 마음이 언제까지 굳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심신을 가볍게 해야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기러기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언 손도 녹고 마음도 함께 풀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난과 열등감, 두려움과 소외, 우리를 춥게 했던 모든 사슬들이 빗물처럼 풀려 흐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삼라는 훈훈해집니다. 봄의 키워드가 '생(生)'이었듯이, 우리의 마음도 생이라는 살리는 기운으로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닫힌 마음을 풀어야 합니다.
왜 봄을 대표하는 '목(木)'이라는 오행이 우리의 마음 중에 '인(仁)'을 표현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명리학에서 비(雨)와 물(水)은 모두 천간 중 계수(癸)로 표현합니다. 이 계수는 사람이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순수함과 본성을 닮아 있습니다. 따라서 우수에는 사람도 이러한 마음이 살아나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그래야 여름과 가을을 지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에 힘들거나 지칠 때에도 지금의 마음을 생각하면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마치 초목이 우수의 시기에 빨아들인 물로 한 해 초목을 지탱하게 하는 근원이 되게 하는 것처럼 사람도 이 마음으로 임한다면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닫힌 마음이 풀어졌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봄의 준비를 합니다. 한 겨울에 언 땅에 뿌리는 내리는 것보다는 쉬워졌습니다. 땅에 녹은 물을 뿌리가 흡수하 듯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이는 마음이 풀어졌기에 모두를 내맡기고 자연의 리듬에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우수"의 키워드
- 우수는 얼어 붙은 땅이 녹는 해빙의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땅의 열기로 얼음이 녹은 물을 의미합니다.
- 나무는 앞으로 살아갈 날을 대비해 뿌리로 물을 흡수합니다.
- 사람도 마음을 녹여 심신을 가볍게 하며 마음을 풀어놓습니다.
- 마음이 풀어졌다면 모두를 내맡기고 자연의 리듬에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참고자료>
"절기서당" 김동철.송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