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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초급)/24절기(節氣)

처서(處暑)

by 명랑bb 2024. 3. 5.

 

"처서"의 개요

 

처서는 1년을 24개로 구분한 24절기 가운데 열네 번째 절기로 입추(立秋) 백로(白露) 사이에 들며, 양력 8월 23일경이 됩니다.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처럼 처서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와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또 이 무렵은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의 호미씻이[洗鋤宴]도 끝나는 시기여서 농사철 중에 비교적 한가한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란 말도 있습니다.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는 말인데, 다른 때보다 그만큼 한가한 농사철이라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입니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합니다. 이유는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한꺼번에 성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속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을 숙살지기(肅殺之氣)라고 합니다. 이는 봄의 살아있는 모든 것에 관대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가을이 되면 성장을 멈추고 열매에 모든 영양을 집중하기 때문에 가지와 잎은 상대적으로 서서히 말라갑니다. 이는 낙엽이 되어 땅으로 떨어지게 되고 흙을 비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비옥해진 땅은 이듬해 봄이 되면 나무의 영양분이 되어 뿌리로 다시 흡수됩니다.  숙살지기는 한 마디로 살려서 키울 것을 선택하고 선택한 것에 집중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는 좋은 유전자를 남겨 후대를 잇게 하기 위함이지만, 자연의 냉엄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는 선택된 열매를 익히는 역할은 가을 햇살이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서 무렵의 날씨는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름의 햇살은 발산하는 작용에 의해서 무성하게 만들지만, 가을의 햇살은 수렴작용을 하는 햇살로 열매의 껍질 속을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여름의 햇살은 수분이 많은 것이 특징이지만, 가을의 햇살은 수분기가 없는 (燥)한 햇살이라야 결실이 더욱 단단해 집니다. 이러한 가을 햇살을 숙살지기라고 합니다. 

 

"처서"의 키워드
  • 처서는 더위가 한 풀 꺾이며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 가을은 후대를 이을 결실을 얻기 위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숙살지기입니다.
  • 가지와 잎은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열매는 더욱 단단해져 갑니다.
  • 조한 기운이 열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참고문헌>

"절기서당"  김동철, 송혜경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네이버 한자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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