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의 개요
곡우는 1년을 24개로 구분한 24절기 가운데 여섯 번째 절기로,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들며 양력으로는 4월 20일 경이 됩니다. 곡우라는 이름은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 라는 뜻으로 농촌에서는 곡우가 되면 볍씨를 담그는 시기입니다. 볍씨를 소금물에 담가 살균과 살충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볍씨를 담그는 때에는 부정 타는 일을 몹시 경계했습니다. 왜냐하면 농부에게 볍씨는 희망의 씨앗과 진배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모습은 절박하고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무한한 생명의 가능성을 지닌 잠재력 덩어리로서의 볍씨는 곡우에 비로소 완성이 됩니다. 비록 씨앗에 불과한 볍씨이지만, 그 속에는 우주가 담겨져 있습니다. 속이 꽉 찬 볍씨라야 뜨거운 여름에 살아남아 싹을 틔워 무럭무럭 자라고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입춘에 뜻을 세우고, 우수에 응어리진 마음을 풀고, 경칩에 과감해지고, 춘분에 갱신하고, 청명에 충분히 마음을 쏟았다면 곡우에는 그 모든 것을 한 점에 집중하고 모으는 것입니다. 모아진 에너지인 볍씨는 이제 자신의 본업을 하기 위해 현장으로 갑니다. 곡우에는 그동안의 준비를 응축시켜, 바로 삶의 현장에 달라붙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비유를 해보면, 농부에게 볍씨라는 존재는 사람에게는 기본기를 다지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볍씨가 나오는 과정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긴 여정이며,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예로 어린시절 태어나서 가정교육을 받고, 학교에 가서 각종 이론들을 배우고 졸업을 하면 이제는 실전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일상과 현장은 구분을 해야 합니다. 일상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순간으로 그저 지나가는 장면에 불과할 뿐이지만, 현장은 스스로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맞서 싸우면서 만들어집니다. 왜냐하면 복잡하고 화려한 대지에서 정신줄을 잡고 있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펼쳐진 세상은 꽃에 취하게 하고, 또 다른 무언가에 취하여 내가 갈 곳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그러니 딴 생각이 들면 그 생각과 맞서 싸우면서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곡우"의 키워드
- 곡우라는 이름은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 라는 뜻입니다.
- 현장에 심어지는 볍씨는 곡우에 비로소 완성이 됩니다.
- 볍씨에는 그간의 준비와 노력이 담겨져 있습니다.
- 속이 꽉 찬 볍씨라야 가을의 풍성함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 현장은 문제를 마주하고 맞서 싸우면서 만들어지고, 그런 자세는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참고문헌>
"절기서당" 김동철, 송혜경
한국민속대백과사전